2009
난이도 : 초급
단백질 공장 리보솜! 그 베일을 벗다!
(벤카트라만 라마크리슈난, 토머스 스타이츠, 아다 요나스)
관련연도: 2009년
필자 : 김은경 박사

2009년 벤카트라만 라마크리슈난, 토머스 스타이츠, 아다 요나스는 ‘리보솜의 구조와 기능’에 대한 연구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다. 이들은 리보솜의 단백질 지도를 완성하였으며, 리보솜을 구성하는 수십만 개의 원자들의 각각의 위치와 형태를 그림으로 그려냈다. 이를 기반으로 리보솜의 3차원 입체 구조와 기능을 원자적 수준에서 규명하여 이들이 제시한 모델들은 현재 새로운 항생제를 만드는데 사용되고 있으며, 앞으로 생명을 살리고 인간의 고통을 줄이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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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포함한 지구상의 모든 생물체는 세포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세포는 고유한 기능을 가지고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이들 세포를 구성하는데 가장 중요한 물질 중 하나가 단백질이다. 단백질은 세포를 구성하는 기본 구성 물질로써 세포의 골격 구성 뿐 만이 아니라 물질의 대사 과정에도 관여하며, 영양소의 한 형태로 생명체의 ‘먹잇감’이 되어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러한 다재다능한 역할과 기능으로 인해 ‘단백질’이라는 물질은 인간에게나 다른 생명체에게나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때문에 단백질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매우 폭넓고 지속적으로 유지되어 왔다.

대한민국의 초·중학교 교육 과정을 지냈다면, 누구나 한번쯤은 양파 껍질과 입 안의 상피 세포를 가지고 세포의 형태를 관찰한 적이 있을 것이다. 그 크기가 육안으로는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현미경을 통해 우리는 그 형태를 관찰하였다. 통상 세포의 크기를 1μm(100만분의 1미터)로 볼 때 세포를 구성하는 단백질의 크기는 1nm(10억분의 1미터)에 달한다. ‘이를 눈으로 확인한다.’는 생각 자체를 허무맹랑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런 허무맹랑한 생각자체를 현실로 옮긴 사람들이 있다. 바로 2009년 노벨 화학상의 수상자들인 벤카트라만 라마크리슈난, 토머스 스타이츠, 아다 요나스이다.

 

세포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까?


그림1) < 뢴트겐이 찍은 아내의 손 >

1895년 독일의 물리학자 뢴트겐(Wihelm Konrad Röntgen, 1845~1923)에 의하여 X-선이 발견된 (뢴트겐은 X-선의 발견으로 1901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 이후,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물질’의 실체 구조를 관찰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뢴트겐의 X-선을 연구에 접목시키기 시작했다. 인체에 대한 사람들의 호기심은 궁극적으로 ‘인체는 무엇으로 형성되어 있으며, 그것들은 어떤 모양과 특성을 가지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으며, 과학자들은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하나하나 채워나가기 시작했다.

인체의 구성 성분을 자세히 살펴보면 68%의 물, 14~19%의 단백질, 12~20%의 지방, 4%의 비타민과 무기염류, 1%의 탄수화물로 이루어져 있다. 보통 단백질의 섭취량보다 탄수화물의 섭취량이 많긴 하지만, 탄수화물은 주로 에너지원으로 사용되어지고 만다. 하지만, 단백질의 경우는 다르다.

단백질은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기보다는 주로 몸의 구성 성분이 되어 우리 몸의 세포막, 체내·외에서 대사 활동을 담당하는 효소, 생리 기능을 조절하는 호르몬, 면역 기능을 담당하는 항체 등을 구성한다. 또한 인체를 구성하는 가장 작은 단위인 세포의 성분을 분석해 보면, 85~90%의 물, 7~10%의 단백질, 1~2%의 지질과 그 밖의 유기물과 무기물이 세포를 구성하고 있다.

이처럼 인체의 구성 비율에 있어서나 그 기능적인 면에서 단백질이 차지하는 부분은 매우 크기에 단백질이 ‘어디에서?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 대한 연구는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 그림2) 세균의 세포

  • 그림3) 좌 – 동물세포 / 우 – 식물세포 (출처:http://ko.wikipedia.org/wiki/%EC%84%B8%ED%8F%AC

그림과 같이 세포는 크게 세 종류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로 단일 세포가 하나의 개체를 이루며, 핵이 존재하지 않는 원핵세포로 대표적으로는 세균의 세포가 이에 해당한다. 두 번째로는 진핵세포가 존재하는데 말 그대로 핵이 존재하는 세포로써 대부분 단일 세포보다는 여러 개의 세포가 모여 하나의 개체를 이룬다.

진핵세포는 동물 세포와 식물 세포 모두를 포함하는데, 동물 세포는 세포 가장 외곽에 세포막이 위치해 그 형태의 유연성을 가지고 있는 반면, 식물 세포는 세포막 밖에 세포벽이 있어 단단하고 견고한 형태를 유지하며, 광합성을 담당하는 세포 기관인 엽록체가 존재한다.

동·식물의 세포는 원형질과 후형질로 구분할 수 있는데, 후형질은 액포와 세포벽을 포함한다. 원형질은 크게 핵과 세포질로 나누며, 핵은 유전 정보를 담고 있는 염색체와 리보솜을 조립하는 인, 이를 둘러싸고 있는 핵막을 포함한다. 반면, 세포질 안에는 ATP의 형태로 에너지 생산을 담당하는 미토콘드리아, 단백질·지질을 저장하는 골지체, 가수분해 효소를 포함하여 세포 소기관을 소화하는 리소좀, 세포 분열 시 방추사 형성에 관여하는 중심립, 식물세포에서 광합성을 담당하는 엽록체와 세포질을 감싸 세포 모양과 골격을 유지하는 세포막을 포함하고 있다.

그럼, 단백질을 합성하는 주체인 리보솜과 단백질의 합성 과정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할까?

 

유전 정보를 단백질로 만드는 마이더스의 손

< 센트럴 도그마 – 유전정보의 복제, 전사, 번역과정 >

유전 정보는 그 자체로서의 의미보다는 이 유전 정보가 단백질로 표현되기 때문에 그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세포에서 유전 정보를 암호화 하고 있는 DNA는 핵 안에 있는데, 핵 속의 DNA의 정보가 먼저 mRNA(messenger RNA, 전령RNA)로 전해지고, mRNA는 리보솜에 의해 단백질로 합성되는 과정을 거친다.


그림4) 센트럴 도그마 – 유전정보의 복제, 전사, 번역과정

이를 조금 자세히 살펴보면, 우선 세포내로 신호가 전달되게 되면 유전 정보를 포함한 핵 안의 염색체는 느슨한 형태로 풀린 구조가 되어 RNA 합성 효소에 의해 이중나선의 DNA에 담긴 정보들이 고스란히 mRNA로 합성되게 된다. 이 과정을 전사(transcription)라 한다.

전사 과정에서는 이중 나선의 DNA 가닥 중 단 하나의 가닥만이 사용되게 되는데 이를 주형DNA(template DNA) 가닥이라 하며, 주형 DNA 가닥에 상보적인 형태로 RNA가 만들어지게 된다. 두 번째로, 핵 안에서 만들어진 mRNA 가닥은 보호된 형태로 핵 밖의 세포질로 이동하게 된다.

이때 세포질에 위치하고 있던 소단위체의 리보솜은 mRNA를 인지하게 되고, 특정한 부위로 mRNA를 이동시킨 다음 mRNA의 코돈(codon)에 부합하는 아미노산이 결합된 tRNA(transfer RNA, 운반RNA)를 접합하게 한다. 이후, 대단위체의 리보솜이 이를 감싸게 되고, mRNA 코돈에 맞추어 아미노산 사슬이 신장되게 된다. 이 과정을 번역(translation) 과정이라 한다.

이들 전사와 번역 과정이 일어나는 위치는 세포의 종류마다 다른데 예를 들어, 대장균처럼 핵이 없고 한 개의 세포(원핵세포)로만 이루어진 박테리아에서는 전사와 번역이 모두 세포질 내에서 일어나게 되고, 전사가 일어남과 동시에 리보솜에 의한 번역 과정이 일어나게 되어 단백질 사슬을 만들게 된다.

반면에 인간을 포함한 동물이나 식물처럼 여러 개의 세포로 이루어진 생물(진핵세포) 안에서는 위의 두 과정이 분리되어 전사과정은 DNA가 위치한 핵 안에서, 번역 과정은 리보솜이 위치한 세포질에서 일어나며, 절대로 동시에 두 과정이 한꺼번에 일어날 수는 없다. 이러한 현상은 모두 핵막의 존재 유무에 따른 결과이다.


그림5) 단백질의 역활 범위

이런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단백질은 살아있는 세포의 골격을 이루어 세포의 모든 반응을 관장한다. 이 세포들은 조직을 이루고, 조직들이 모여 하나의 개체를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단백질은 결국 개체의 특징을 규정짓고, 단백질이 생명체 그 자체를 형성한다고 말할 수 있다. 식사 후에 혈당량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인슐린, 눈의 신경세포, 갈비뼈의 뼈세포, 참새의 깃털, 동물의 털을 구성하는 단백질은 기본적으로 같은 방법으로 구성되어 있다.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은 현재까지 총 20종이 알려져 있는데, 단백질은 이 아미노산이 사슬처럼 연결되어 접혀져있는 구조 물질이다. 이렇게 같은 방법으로 이루어져 있는 구조물임에도 불구하고 위에 나열한 단백질들이 서로 다른 기능과 특징을 나타내는 이유는 그들을 형성하고 있는 아미노산의 배열과 길이이다. 달리 말하면 20개의 아미노산은 각기 다른 배열과 조합으로 무한히 많은 단백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실질적으로 아미노산의 배열과 조합을 통해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세포의 단백질 공장 리보솜’의 비밀스런 모습이 2009년 드디어 베일을 벗게 되었다.


그림6) (좌측부터) 벤카트라만 라마크리슈난, 토머스 스타이츠, 아다 요나스
(출처:http://www.nobelprize.org/nobel_prizes/chemistry/laureates/2009/)

2009년 벤카트라만 라마크리슈난, 토머스 스타이츠, 아다 요나스는 ‘리보솜의 구조와 기능’에 대한 연구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다. 이들은 세포 내 단백질 공장인 리보솜에서 DNA 정보를 생명으로 번역하는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이 과정을 통해 리보솜은 단백질을 생산하고, 생산된 단백질은 모든 살아있는 유기체들에게서 화학 상호작용을 제어한다. 인체에는 수만 가지의 단백질이 있고 이것들은 모두 상이한 형태와 기능을 갖는다. 따라서 단백질을 만드는 리보솜을 안다는 것은 생명 활동을 과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것은 리보솜이 생명에 필수적이라는 뜻이며, 각 개체 간 리보솜의 차이점을 통해 새로운 항생제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을 말한다.

세 명의 수상자들은 각각 이러한 역할을 하는 리보솜이 어떤 형태를 가지고 있는지 원자 수준에서 밝혀냈다. 세 명 모두 X-선 결정법을 통하여 리보솜의 단백질 지도를 완성하였으며, 리보솜을 구성하는 수십만 개의 원자들의 각각의 위치와 형태를 그림으로 그려냈다. 이를 기반으로 하여 생체 내에서 DNA 유전정보를 해독하여 단백질의 합성을 담당하는 세포내 소기관인 리보솜의 3차원 입체 구조와 기능을 원자적 수준에서 규명하였다.

이로써 생명현상에 필수적인 리보솜이 어떻게 생겼으며, 어떠한 원리로 DNA 정보가 생명 현상으로 번역되는가에 대한 작용기작을 구조적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이들은 서로 다른 항생제들이 리보솜에 어떻게 달라붙는지 3차원 모델로 제시하였다. 리보솜은 새로운 항생제를 위한 주요 표적이 될 수 있는데, 이것은 항생제의 일부가 병원균의 리보솜을 파괴하거나 기능을 막아 질병을 치료하는 원리에 기인한다.

따라서 리보솜의 기능과 기작을 정확히 이해한다면 새로운 항생제 개발이 가능하고 질병 치료에도 획기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 주었다. 이들이 제시한 모델들은 현재 새로운 항생제를 만드는데 사용되고 있으며, 앞으로 생명을 살리고 인간의 고통을 줄이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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