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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이도 : 초급
    단백질 공장 리보솜 – 단백질결정법
    글 : 김은경 박사(KIST)

단백질의 구조를 보기위한 단백질 결정법

 

분자의 구조를 육안으로 확인하는 것은 오랫동안 지속된 과학자들의 숙원이다. 분자의 구조 확인을 통해 우리는 분자의 화학적인 성질을 이해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좀 더 향상된 성질을 지닌 분자를 디자인 할 수도 있다. 인체에 존재하는 단백질 등과 같은 작은 분자의 형태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가시광선보다 짧은 파장의 X-선을 이용하여야 하며, X-선의 높은 투과력으로 인해 물체의 상을 만드는데 필요한 렌즈를 제작할 수 없기에 새로운 방법으로 분자의 형태를 확인하는 방법을 고안해 냈다.

바로 분자의 결정을 이용한 X선 결정법이다. 분자를 고농축의 결정 상태로 만들어 이를 X-선이 투과한 뒤 그 회절패턴을 분석하여 분자의 모양을 영상화하는 방법을 개발하였다. 현재 단백질 수준의 작은 분자의 형태를 보기위해서는 전자현미경, 핵자기공명분광법 등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원자적 수준에서의 구조까지는 규명할 수 없기 때문에 대부분 단백질의 입체구조는 X-선 결정법을 이용한다.

뢴트겐에 의한 X-선 발견이후 X-선을 이용한 분자구조의 규명은 과히 폭발적인 발전을 이루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62년, 왓슨과 크릭이 DNA의 이중나선 구조를 처음으로 밝혀 노벨상을 받았는데 그들의 연구를 도왔던 결정적인 방법이 X선 회절법이다.

단백질의 구조는 1958년 생어에 의해 식사 후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인슐린의 구조가 밝혀져 노벨상을 수상하였고, 1962년에는 막스 퍼루츠와 존 켄드루에 의해 근육의 수축과 이완을 조절하는 단백질인 미오글로빈과 적혈구내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의 구조가 밝혀졌다. 이 외에도 수 명의 과학자들이 현재까지도 X-선 결정법을 통한 인체의 주요한 단백질, 핵산 또는 이의 복합체 구조를 밝히고 이를 통해 그 기작을 설명한 공로로 노벨상을 수상하였다.

이러한 X-선 결정법을 통한 높은 해상도의 3차원 분자 지도를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선결되어야 할 두 가지 사항이 있는데, 바로 ‘분자의 결정화’와 ‘좋은 결정’이다. 지금부터 단백질의 결정화 과정과 구조규명 과정을 간단히 살펴보기로 하자.


그림1) 단백질의 구조분석 과정

단백질의 결정화 과정을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우리가 세포 내에 가지고 있는 것보다 훨씬 높은 농도의 단백질이 요구된다. 통상적으로 1-20 mg/ml의 농도가 결정화에 사용되는데 이를 위하여 우리는 얻고자하는 단백질을 포함하고 있는 개체의 양을 늘려 단백질을 생산하기도 하고, 그 단백질을 암호화하고 있는 유전자를 대장균의 특수한 DNA에 재조합하여 대장균에 삽입한 후, 대장균으로 하여금 원하는 단백질을 생산해내도록 하기도 한다.

이런 과정으로 생산된 단백질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정제과정을 거쳐 순수분리 된다. 순수분리 된 단백질은 결정화 방법을 통해 0.2~0.3 mm 의 단일한 단백질 결정을 만들게 된다. 지금까지 단백질 결정화 과정에 대한 연구결과들이 많이 보고되고 있지만 일반화된 이론은 아직 정립되지 않았다.


그림2) 다양한 단백질들의 결정사진

가장 많이 사용되는 단백질 결정화방법을 말하자면, 물이 단백질과 저장용액의 방울로부터 저장고 용액 방향으로 확산되도록 유도한 후, 삼투압에 의해 일어나는 물의 증발이 방울 내 단백질의 농도를 증가시킴으로써 결정의 생성을 유도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현상은 바닷물의 증발에 의해 일어나는 소금의 생성과정에서도 살펴볼 수가 있다. 단백질의 결정화는 온도, pH, 단백질 농도 등 여러 가지 환경 변수가 있기 때문에 최적화된 결정화 조건을 탐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적화된 결정은 X-선을 이용하여 회절 패턴의 데이터를 수집하여야 한다. 이것은 주로 방사광가속기연구소를 통해 이루어지는데 전 세계적으로 21개의 방사광가속기연구소가 있다. 방사광가속기연구소는 노벨과학상 수상자의 20% 정도가 가속기를 기반으로 한 연구결과로 수상했을 만큼 원자핵이나 그보다 작은 소립자 등을 연구해 미시세계의 물리법칙을 규명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연구시설이다.

미국, 유럽, 일본 등 과학 선진국들은 이미 1910년대에 가속기를 개발해 핵물리학, 입자물리학 연구에 사용해 왔다. 현재는 생명과학, 의학, 핵공학, 나노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다. X-선을 이용하여 얻어진 단백질 결정의 회절패턴데이터를 분석하여 우리는 단백질을 구성하는 각 원자들(C, O, N 등) 내의 입체적인 전자의 분포지도(전자밀도맵, electron density map)를 얻을 수 있다. 이때, 수소(H) 원자는 전자를 포함하고 있지 않으므로 제외된다.

얻어진 전자분포지도에 각 부위에 해당하는 아미노산을 하나하나씩 끼워 맞춘 후 여러 가지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최적화하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단백질의 최종 구조모델이 된다. 이 과정을 통하여 얻어진 단백질의 3차원구조는 현재까지 누적되어온 단백질의 3차원구조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생명공학 또는 의학에서 단백질 구조의 비중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림3) 단백질 데이터 뱅크 ; http://www.rcsb.org

인간게놈프로젝트에 의해 밝혀진 인간 유전자는 약 25,000개 정도로, 이는 과학자들이 예상한 것보다 상당히 적은 수이다. 인간의 유전자들은 거의 대부분이 단백질로 합성되어진 후 그 기능을 수행하게 되고, 그 기능은 구조와 밀접한 관계를 맺기 때문에 미생물 또는 우리 몸의 단백질의 구조를 밝히는 것은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전자현미경, 핵자기공명분광법, X-선 결정학 등에 의해 밝혀진 단백질의 3차원구조는 모두 단백질 데이터 뱅크(Protein Data Bank, http://www.rcsb.org)에 기록되어 있다. 현재까지 90000종 이상의 단백질 및 핵산의 3차원 구조가 저장되어 있으며 우리는 언제든지 여기에 기록된 단백질의 3차원구조를 볼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