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ysics
물리학
  • ma6_1
    난이도 : 중급
    뛰는 별 위에 나는 별
    글 : 이창환 교수(부산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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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신성폭발보다 훨씬 강력한 우주 감마선폭발이 관측되어 그 원인에 대한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 글에서는 감마선폭발에 대해 살펴본다.

감마선은 인체 촬영에 사용되는 엑스선보다도 훨씬 에너지가 높아 인체에 매우 위험한 빛으로 핵폭발 때 다량의 감마선이 발생하게 된다. 1970년대 냉전시대에 지상의 핵실험을 감시하기 위하여 미국 나사에서 벨라(Vela) 위성을 쏘아 올렸다. 핵실험에서 많은 감마선이 방출되기 때문이다.


  • [그림] 감마선폭발을 처음으로 확인한 벨라위성 사진http://en.wikipedia.org/wiki/Vela_(satellite)

  • [그림: 전자기파의 지구 대기 투과도] 왼쪽 끝 쪽의 감마선은 대기를 통과하지 못하므로 인공위성 탑재 망원경을 통하여 관측을 해야 한다. 반면 전파는 대기를 완전히 통과하므로 전파를 이용하여 우주선과 통신을 할 수 있다. http://en.wikipedia.org

그런데 지상에서 어떠한 핵실험의 징후가 없음에도, 지속시간이 짧지만 많은 감마선이 관측이 되었다. 이 관측은 전혀 예측하지 못한 결과로 우주 감마선폭발 연구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가 되었다. 과연 이 감마선은 지구가 아니라면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우리 은하 내부일까 아니면 외부 은하일까?

우리 은하 내부가 원인이라면 감마선폭발 천체의 천구 분포는 은하수 방향에 모여 있을 것이고, 외부 은하가 원인이라면 특정 방향 없이 천구에 골고루 분포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주에서 오는 감마선은 지구 대기를 통과하지 못하므로 인공위성 탑재 감마선 망원경으로 관측을 해야 한다. 당시의 감마선 관측 기술로는 감마선이 어디에서 오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어서, 감마선 관측 기술이 발전되기까지 20여년을 기다려야만 했다.


  • [그림: 감마선폭발 관측 위성 CGRO (Compton Gamma Ray Observatory] 약 3000개의 우주 감마선폭발을 관측하였다. https://en.wikipedia.org

  • [그림: 감마선폭발의 우주 분포도] https://en.wikipedia.org

감마선폭발의 신비를 밝히기 위해 1990년대 미국 나사에서 CGRO 감마선관측위성이 발사되었다. CGRO는 약 3000개의 감마선천체를 발견하였다. 위성이 가동된 시간이 10여 년임을 감안하면 1년에 약 300개의 감마선폭발이 관측된 것이다.

약 3000개 감마선폭발의 천구 분포를 확인한 결과, 천구에 매우 골고루 분포되어 있음이 밝혀졌다. 즉, 감마선폭발의 원인이 우리 은하가 아니라 외부은하인 것이다. 내부 은하가 아니라 외부은하가 원인이면 지구에서 감마선폭발 원인까지의 거리가 매우 멀어지므로, 지구에서 관측되는 감마선의 세기를 바탕으로 추정하면, 감마선폭발 원인에서 방출되는 감마선의 에너지가 매우 커야 만 한다.

만약에 감마선폭발이 구 대칭으로 일어났다면 감마선폭발 에너지는 초신성폭발에 수반된 전체에너지의 100여배에 이르기도 한다. 감마선폭발이 빅뱅이후 우주에서 발생한 가장 강력한 폭발의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과연 우주 감마선폭발의 원인은 무엇일까?


[그림] 감마선폭발의 밝기를 비교한 그림. http://imagine.gsfc.nasa.gov/docs/teachers/gammaraybursts/gammarayburst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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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측된 감마선폭발의 특징을 살펴보자. 감마선폭발의 지속 시간은 1000분의 1초에서 수분에 이르며, 빛의 세기 변화는 특정한 패턴 없이 매우 다양하다. 감마선폭발 지속시간은 2초를 기준으로 이중 분포를 보여주고 있다. 이 분포를 기준으로 할 때, 감마선폭발의 원인은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가지일 가능성이 대두된 것이다.


[그림: 감마선폭발의 빛의 세기 변화] https://en.wikipedia.org

감마선은 빛의 에너지가 매우 강하여 일반적인 렌즈로 초점을 맞추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감마선폭발 관측에 사용된 감마선 망원경도 달 크기 정도의 분해능만 가지고 있다. 달 크기 정도의 영역에도 수많은 은하가 있으므로 감마선폭발 관측만으로 감마선폭발의 원인을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감마선폭발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많은 후광관측이 이루어졌다. 후광관측은 감마선폭발이 발생한 영역에서 오는 다른 파장의 빛을 관측하는 것이다. 후광관측은 엑스선에서 전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파장에서 이루어졌다. 후광관측 결과 지속시간이 2초보다 긴 감마선폭발의 경우 감마선폭발 영역에서 급격히 빛의 밝기가 감소하는 현상이 발견되었는데, 길게는 수일에 걸쳐 관측이 되었다.

후광관측이 잘 이루어진 경우에는 외부 은하의 어느 부위에서 감마선폭발이 일어났는지도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감마선폭발의 모체가 된 은하가 확인이 되었으므로 거리 추정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또한 일부 감마선폭발의 경우 초신성폭발을 수반하고 있음이 발견되었다.

이를 근거로 감마선폭발의 원인이 초신성폭발의 원인과 비슷할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현재까지 발견된 감마선폭발 중 가장 거리가 먼 것은 빅뱅 후 약 5억년이 되었을 때 발생한 것으로 130여 억년을 우주를 여행하여 이제야 지구에 도달한 것이다. 감마선폭발까지의 거리는 감마선이 지구까지 오는데 걸린 시간에 빛의 속도를 곱하면 된다.


[그림] 감마선폭발의 지속시간(x축)에 따른 분포(y축). 2초를 기준으로 두 종류의 감마선폭발이 관측되고 있다. http://www.batse.msfc.nasa.gov/batse/grb/duration/

지금까지 이루어진 관측 및 이론 연구 결과, 후속관측이 잘 되지 않는 지속시간이 2초보다 짧은 감마선폭발은 중성자별과 중성자별의 충돌, 또는 중성자별과 블랙홀의 충돌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믿어지고 있다. 블랙홀 쌍성계의 충돌에 대해서는 “노래하는 별”에서 보다 자세히 설명이 되어 있다.

지속시간이 2초보다 긴 감마선폭발은 거성이 수명을 다하고 마지막 순간에 블랙홀이 형성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믿어지고 있다. 중성자별 쌍성계의 충돌 결과 최종적으로 블랙홀이 형성되는 것을 감안하면 감마선폭발은 모두 블랙홀과 관계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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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조차 빨아드리는 블랙홀이 어떻게 감마선폭발과 같은 강력한 폭발을 일으킬 수 있을까? 비밀은 매우 빠른 블랙홀의 회전에 있다. 회전하지 않는 블랙홀은 빛조차 빨아들이므로 폭발을 일으키기는 어렵다. 하지만 태양과 같은 블랙홀이 매우 빠르게 회전하는 경우에는 블랙홀의 회전 속도가 줄면서 회전에너지의 일부를 외부로 방출할 수 있다. 이 에너지가 폭발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그림] 별의 진화와 회전하는 블랙홀에 의한 감마선폭발의 상상도.

https://en.wikipedia.org/wiki/Gamma_ray_burst

매우 빠르게 회전하는 블랙홀이 어떻게 형성될 수 있는지 살펴보자. “별은 죽어서 무엇을 남길까?”에서 별의 진화 과정에서 블랙홀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간단히 살펴보았다. 이제 블랙홀 회전의 관점에서 별의 마지막 진화단계를 다시 살펴보자.

모든 천체는 회전을 하고 있다. 지구도 24시간에 한 바퀴 자전을 하고 있고, 태양도 자전을 한다. 태양은 고체가 아니므로 위치에 따라 자전주기에 차이가 있는데, 적도에서는 약25일, 극에서는 약 34일이다. 그런데 지구의 위치도 연속적으로 변하므로 지구에서 본 태양의 겉보기 자전 주기는 적도에서 약 28일이다. 태양을 포함하고 있는 우리 은하도 회전을 하고 있다.

왜 모든 천체는 회전을 하는 것일까? 먼저 두 물체의 충돌을 생각해보자. 두 물체가 정확히 정면으로 부딪히지 않는 한 두 물체는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회전을 하게 된다. 입자의 개수가 증가하면 어떻게 되는가? 무수히 많은 가스 입자가 수축하여 은하, 별, 행성 등이 형성되는데 모든 입자가 정확하게 중심을 향해 모이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회전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 단지 회전주기는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결정되므로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

주계열 항성이 진화를 하면서 중심부에 철 핵이 형성되는데, 주계열 항성이 회전을 하고 있으므로, 내부 철 핵도 회전을 하게 된다. 이렇게 회전하고 있는 철 핵이 급격하게 수축하여 중성자별이나 블랙홀을 만들어지면 어떻게 되는가? 철 핵이 붕괴하여 중성자별이나 블랙홀이 형성되는데 걸리는 시간이 수 분 이내임을 감안하면, 철 핵이 가지고 있던 회전 각운동량이 그대로 보존될 것으로 기대된다.

급격히 붕괴하는 철 핵이 외부 가스층과 상호작용을 하여 각운동량이 바깥 가스층으로 전달할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피겨선수가 팔을 벌리고 회전을 하다가 팔을 모으면 회전속도가 빨라지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철 핵의 자전주기가 12시간 정도일 때 각운동량이 전부 보존되면 블랙홀은 초당 수 천 번의 회전도 가능하게 된다. 태양의 수배 질량을 가진 블랙홀이 초당 수 천 번의 회전을 하면 주위 공간이 매우 불안정하게 된다. 그 만큼 블랙홀의 회전에너지가 크기 때문이다.

 


[그림: 태양 관측 위성 TRACE에 의해 관측된 태양의 코로나] 태양 표면의 자기장을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http://en.wikipedia.org/wiki/File:Traceimage.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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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의 회전에너지가 어떻게 감마선폭발 에너지로 바뀔 수 있을까?

대부분의 천체는 회전을 할 뿐만 아니라 자기장을 가지고 있다. 지구도 자기장을 가지고 있고, 태양도 자기장을 가지고 있다. 엑스선으로 태양 표면을 관찰하면 매우 활발한 가스들의 운동을 확인할 수 있는데, 부분적으로 형성된 강한 자기장이 그 원인 중 하나이다.

블랙홀로 붕괴하기 직전의 별의 중심부 철 핵도 자기장을 가지고 있고, 철 핵이 급격하게 수축하여 블랙홀이 형성되면 철 핵이 가지고 있던 자기장이 모두 블랙홀로 전달되어 블랙홀 주위에 매우 강한 자기장이 형성될 수 있다. 블랙홀이 형성된 후 계속해서 유입되는 물질은 블랙홀로 바로 빨려 들어가지 못하고 블랙홀 주위에 회전원반을 형성하게 되는데, 회전 원반도 강한 자기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결과적으로 매우 빠르게 회전하는 블랙홀 주위에 강한 자기장이 형성되어 블랙홀과 함께 회전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블랙홀의 회전에너지가 강한 자기장을 통하여 블랙홀 주위 가스층으로 전달되어 감마선폭발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빛조차 빨아들인다고 알려진 블랙홀이지만 감마선폭발과 같은 강력한 폭발의 주원인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감마선폭발 과정에 대한 정확한 이해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므로, 노벨상을 꿈꾸는 젊은 과학도의 역할이 기대된다.


  • [그림] 감마선폭발의 표준 모형. 중심부에 강한 자기장을 가지고 빠르게 회전하는 블랙홀이 있고, 블랙홀의 회전에너지의 일부가 충격파를 통하여 감마선폭발을 일으킨다. http://www.swift.ac.uk/about/grb.php

  • [그림] 중심부에서 발생한 에너지가 외곽 가스층을 뚫고 나와 감마선 폭발을 일으키는 과정의 시뮬레이션 결과 출처: http://www.swift.ac.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