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ysics
물리학
  • ma4_8
    난이도 : 중급
    노래하는 별
    글 : 이창환 교수(부산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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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중력법칙을 처음으로 언급한 뉴턴의 논문이 실린 논문집 표지 (5 July 1687). http://www.ligo.org/science/GW-GW.php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은 인류가 우주를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아인슈타인은 어떠한 물체도 빛의 속도보다 빠르게 움직일 수 없고, 어떠한 정보도 빛보다 빠르게 이동할 수 없다는 상대성이론을 제시하였다. 그 결과 관찰자에 따라 시간이 다르게 흐르고, 길이도 다르게 보이는 현상이 예측되어, 기존에 진리라고 믿었던 많은 것들의 기반이 흔들리게 되었다.

중력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벗어날 수 있을까? 아인슈타인의 이론에 의하면 물체의 위치가 바뀌면 외부의 다른 물체가 느끼는 중력이 달라지는데, 위치가 바뀌었다는 정보 또한 빛의 속도에 제한을 받으므로 바로 전달되지 않고 시간이 지난 뒤에 전달이 될 것이다.

물체의 위치가 바뀌었다는 정보가 어떻게 멀리 있는 물체에게 전달될까? 물체를 일정한 주기로 흔들어 주면 물체의 위치에 대한 정보가 주기적으로 파동의 형태로 일정한 속도로 퍼져나갈 것이다.

이것이 바로 중력파이다. 아인슈타인의 이론이 맞는다면, 중력에 대한 정보도 빛의 속도보다는 빠르게 전달될 수 없으므로, 반드시 중력파가 존재해야만 하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의하면 중력파도 빛의 속도로 전파가 된다.


[그림] 전자기력과 중력의 비교

질량이 있는 모든 정보가 움직이면 중력파가 발생하는데 왜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중력파의 존재를 느끼지 못할까? 그 이유는 중력이 전자기력에 비해 너무 작기 때문이다. 두 개의 양성자 사이에 작용하는 전자기력과 중력을 비교하면, 중력이 전자기력에 비해 10의 36배나 작다.

인간의 감각기관은 모두 전자구름이 둘러싸고 있는 원자들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대부분 전자기력을 통하여 정보를 인식한다. 우리 주위에 있는 물체의 운동에 의한 중력파를 인간의 감각으로 감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물론 인간은 지구 전체가 당기는 중력을 감지할 수 있지만, 이는 지구 전체의 질량에 의한 중력을 더한 효과이다.

그런데 현대 인류는 중력파 검출을 향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이렇게 작은 중력파 신호를 어떻게 감지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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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중성자별 또는 블랙홀 쌍성계에서 중력파가 발생하는 것을 그린 그림 (저자: T. Carnahan (NASA GSFC)http://www.ligo.org/science/GW-GW2.php

두 중성자별이 중력에 의해 짝을 이루어 돌고 있으면 어떠한 일이 발생할까? 두 별의 위치가 주기적으로 변하므로 별의 위치에 대한 정보가 주기적으로 변하면서 우주 공간을 빛의 속도로 퍼져나갈 것이다. 즉 중력파가 우주로 방출되는 것이다.

전자기파 즉 빛이 발생하면 에너지가 소모되듯이, 중력파가 발생하면 에너지가 소모된다. 즉 공전하는 두 별의 회전에너지의 일부가 중력파로 우주로 방출되는 것이다. 인공위성이 회전에너지를 잃어버리면 지구로 떨어지듯이 공전하는 두 별의 회전에너지가 줄어들면 거리가 점점 가까워지면서 공전 주기는 빨라진다.

중성자별-중성자별 쌍성계의 공전주기 변화를 30여 년간 관측을 하였는데, 중력파 방출에 의한 공전주기 변화 예측과 잘 일치하고 있다. 중성자별-중성자별 쌍성계를 발견하여 중력파의 존재를 간접적으로 검증한 공로로 헐스(R. Hulse)와 테일러(J. Taylor)는 1993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하였다. 하지만 이는 두 중성자별의 공전주기 변화를 관측한 것이지, 중력파를 직접 관측한 것은 아니다.


[그림] 중성자별 쌍성계 발견으로 중력파의 존재를 검증한 공로로 노벨상을 수상한 헐스와 테일러. (출처 노벨 재단)

중성자별의 질량은 태양의 약 2배이지만 반경은 10여 km로 매우 밀도가 높다. 따라서 두 중성자별이 가까이 돌고 있다면 매우 강한 중력파 신호가 방출될 수 있다.

마지막 순간에 중성자별이 병합하면서 매우 강한 중력파를 방출한 후, 안정적인 블랙홀이 형성되고 나면 중력파 방출은 멈추게 된다. 일반적인 물체의 운동에서 발생하는 중력파를 검출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중성자별 쌍성이 병합하는 마지막 수 십초 동안 발생하는 중력파는 현대 과학기술로도 검출이 가능하게 되었다.

중성자별이 병합하는 마지막 순간에 발생하는 중력파의 주파수 및 세기변화가 새소리와 비슷하여, 중력파는 종종 새 울음소리에 비유되곤 한다. 두 중성자별이 짝을 지어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블랙홀-블랙홀 쌍성계 및 중성자별-블랙홀에서도 비슷한 중력파를 방출할 수 있다.

많은 과학자들이 수년 내에 중성자별 또는 블랙홀 쌍성계에서 방출된 중력파를 검출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 [그림] 두 개의 블랙홀에 의한 중력파의 3차원 이미지 상상도 (저자: Henze, NASA) http://www.ligo.org/science/GW-Sources.php

  • [그림] 미국 루이지애나 주 리빙스턴에 있는 중력파 검출기 LIGO 사진.http://www.ligo.org/science/GW-Multiple.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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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파 검출장치는 “ㄱ”자로 구성된 두 개의 진공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각의 진공관은 길이가 4km이고 양쪽 끝에는 무거운 거울이 달려있는데, 두 거울 사이에 레이저를 쏘아 주면, 거울 사이에서 반복운동을 하고 있고 일부는 밖으로 빠져 나와 검출기에 도달한다.
중력파가 지나가면, 두 거울이 중력을 받아 움직이므로, 두 거울 사이의 거리가 달라져 빛이 이동하는 경로에 변화가 생기게 된다. 예를 들어, 중력파가 지상 검출기의 위에서 아래로 지나간다면, “ㄱ”자로 놓여있는 두 개의 진공관의 길이 변화에 차이가 생기고, 이 길이 변화는 레이저가 이동한 경로 변화로 이어진다. 두 개의 진공관에서 빠져나온 레이저 신호를 합하면, 중력파가 지나갈 때 두 진공관내에서 레이저의 이동 경로에 변화가 생겨 간섭무늬가 발생하게 된다.

중성자별-중성자별 쌍성이 병합할 때 발생하는 중력파에 의한 거울 사이의 길이 변화는 양성자 크기의 100분의 1보다 작다. 거울 사이의 길이가 4km임을 감안하면 원래 길이의 10의21승 분의 1 정도의 매우 높은 정밀도를 요구하는데 지금까지 인류가 시도한 가장 높은 정밀도의 실험이다. 놀라운 사실은 현대과학은 이정도의 정밀한 실험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중력파는 상호작용이 약하여 검출이 어려운 반면, 이러한 성질로 인하여 광학망원경으로 관측이 불가능한 초기 우주나 초신성 폭발의 중심에 있는 중성자별이나 블랙홀의 형성과정 등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상의 중력파 검출기에 그치지 않고 과학자들은 인공위성을 이용한 중력파 검출을 향한 프로젝트를 추진 중에 있다. 중력파 검출을 통하여 우주의 신비가 밝혀지기를 기대해 본다.


  • [그림] 중력파 검출기의 개요도http://www.ligo.org/science/GW-IFO.php

  • [그림] 세 개의 인공위성을 이용하여 우주에서 오는 중력파를 측정하는 것을 목표로 제안된 차세대 중력파 검출기 LISA의 상상도.http://en.wikipedi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