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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이도 : 중급
    태양보다 무거운 원자핵이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글 : 이창환 교수

[그림] 헬륨원자 가상도. 중심부의 매우 작은 공간에 양성자 2개와 중성자 2개로 구성된 핵이 있고, 주위를 전자구름이 둘러싸고 있다. (전자는 점입자처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구름과 같이 핵 주위에 분포하고 있다.)https://en.wikipedia.org/wiki/Atom

자연에 존재하는 사물을 구성하는 기본 단위는 무엇일까에 대한 물음은 우주의 근원에 대한 물음과 함께 인류가 추구해온 주요 의문들 중의 하나이다. 과학이 매우 발달한 21세기에 있어서도 이 물음은 여전히 풀어야할 과제로 남아 있다.

러더포드의 알파선 산란 실험으로 원자는 중심에 아주 작은 공간을 차지하는 원자핵과 외곽의 전자구름으로 구성되어 있음이 밝혀졌다. 원자핵은 양성자와 중성자로 구성되어 있는데, 양성자와 중성자의 질량은 전자 질량의 약 2000배로서 원자 질량 대부분이 원자의 중심에 몰려있는 것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핵종은 수 백 가지에 이른다. 이 중에는 안정된 핵도 있고, 우라늄처럼 붕괴하여 핵 발전의 원료가 되는 핵도 있다. 그런데 이 핵들은 어디에서 만들어진 것일까? 자연에 존재하는 가장 무거운 핵은 무엇일까?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과 우주가 현재 가속 팽창하고 있다는 관측 결과를 근거로 빅뱅에 의한 우주 탄생설이 학계의 정설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빅뱅 이론을 뒷받침하는 근거의 하나가 우주에 존재하는 수소와 헬륨과 같은 원소의 비이다. 이는 우주 탄생 후 진화과정에서 이들 원소가 만들어졌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그림: 핵종 및 반감기] x-축은 양성자의 개수이고 y-축은 중성자의 개수이다. 무거운 핵일수록 양성자에 비해 중성자의 수가 많다. http://en.wikipedia.org

빅뱅우주론과 원소의 탄생

 

원소 탄생의 역사를 재구성해보자.

빅뱅 이론에 의하면 우주는 온도가 매우 높고 에너지 밀도가 거의 무한대인 특이점으로 불리는 아주 작은 공간에서 탄생하였다. 이렇게 뜨거운 공간에서는 우리가 알고 있는 어떠한 원소도 존재하지 못한다.

온도가 높다는 것은 입자들이 매우 빠르게 운동하면서 서로 충돌하는 것을 의미하므로, 온도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입자들은 부딪혀서 더 작은 구성입자로 쪼개어지게 된다. 그렇다면 우주 탄생 직후 우주를 구성하고 있던 기본 입자들은 무엇일까?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에서 출발하여 온도를 높여 초기 우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분자는 원자들로 구성되었고, 원자들은 중심부의 원자핵과 외곽의 전자구름으로 구성되어 있음은 잘 알려져 있다. 원자핵은 양성자와 중성자로 구성되어 있는데, 양성자와 중성자를 통틀어 ‘핵자’라고 부른다. 핵자를 더 잘게 쪼개면 쿼크와 글루온으로 구성되어 있음이 밝혀졌다.

그런데, 쿼크와 글루온은 색전하를 가지고 있는 반면, 자연계에는 흰색에 해당하는 입자만 존재할 수 있으므로 쿼크나 글루온을 직접 관찰할 수는 없다.


[그림] 쿼크 세 개로 구성된 양성자 내부 모형도. 양성자는 위쿼크(u) 2개와 아래쿼크(d) 하나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쿼크들이 가진 색을 합하면 희색이 된다. http://en.wikipedia.org

쿼크나 글루온들이 가지고 있는 ‘색전하’의 색은 우리가 눈으로 보는 색과는 다르다. 빛의 삼원색을 합성하거나 특정 색과 그 보색을 합하면 흰색이 되는 것에 비유될 수 있어서 ‘색전하’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이다. 빛의 삼원색에 해당하는 색전하를 가진 세 개의 쿼크가 합쳐서 흰색에 해당하는 입자가 만들어지는데 양성자나 중성자와 같은 핵자가 이에 해당한다.

이 쿼크들을 결합시키는 역할을 하는 글루온은 강상호작용을 매개하는 입자이다. 빛의 삼원색과 각각의 보색에 해당하는 색을 더하면 흰색이 되는 것처럼 쿼크와 반쿼크로 구성된 입자도 만들어질 수 있는데, 이런 입자를 메존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온도가 매우 높아져서 도 이상이 되면 충돌에너지가 너무 커서 핵자나 메존들이 깨어질 수 있고, 색전하를 가진 쿼크와 글루온들이 자유롭게 운동할 수 있는 상태가 형성될 수 있다.

이러한 상태를 ‘쿼크-글루온 플라즈마’라고 부른다. 보통의 가스는 중성인데 이는 양의 전하를 가진 핵과 음의 전하를 가진 전자가 짝을 이루어 결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가스를 가열하면 핵과 전자가 분리되어 자유롭게 운동하는 플라즈마가 형성되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그림] 쿼크글루온플라즈마 생성 실험이 수행되고 있는 유럽핵입자물리연구소(CERN) 거대가속기 내부 사진. http://home.web.cern.ch

온도가 더 높아지면 어떻게 될까? 쿼크는 또 다른 입자로 쪼개어 질 수 있을까? 아직도 많은 과학자들이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 고차원 세계를 전제로 한 초끈 이론이 대표적인 예이다. 하지만 초끈이론의 바탕이 되는 새로운 차원의 물리적 의미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이제 빅뱅이론에서 출발하여 우주에서 원소가 형성되어 온 과정을 살펴보자.

빅뱅 후 약 1/1000000초 경에 우주는 쿼크-글루온 플라즈마로 형성되어 있었으며 지구에 존재하는 원소들은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 빅뱅 후 1초가 되었을 때 대부분의 쿼크들은 뭉쳐서 양성자와 중성자를 형성하고, 반쿼크들은 뭉쳐서 반양성자와 반중성자를 형성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양성자와 중성자들은 반양성자와 반중성자를 만나 사라지게 된다. 3분을 지나면서 남아 있는 양성자와 중성자들이 결합하여 중수소를 형성하고, 중수소들은 헬륨으로 빠르게 결합하는데 빅 뱅 후 20분이 경과되면 우주의 주요 원소비가 결정된다. 이후에는 우주의 온도가 낮아 더 이상 핵융합반응이 진행될 수 없기 때문이다.

빅뱅 이론에 의해 예측된 수소와 헬륨의 질량비는 3:1로서 관측 결과와 잘 일치한다. 이 때 일부 다른 원소들도 만들어 지기는 하지만 매우 소량으로 만들어진다.


[그림]빅뱅에 의한 우주 탄생 모형도. http://en.wikipedia.org

그런데 지구에는 수소와 헬륨보다는 다른 원소들이 훨씬 많이 존재한다. 이 원소들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초기 우주의 수소와 헬륨가스 분포는 불균일하다. 빅뱅 직후 우주에 존재하던 양자역학적 요동이 주원인이다. 이 불균일한 분포로 인하여 중력에 의해 밀도가 높은 영역으로 가스가 몰려들면서 궁극적으로 은하가 탄생하게 된다. 은하 내부의 가스 분포도 불균일하므로 밀도가 높은 영역으로 가스들이 몰리면서 별이 탄생하게 된다. 별은 탄생 초기에는 대부분 수소와 헬륨 가스로 구성되어 있다.

별은 주계열항성 단계에서 수축을 하여 중심부의 밀도가 높아지게 되며, 그 결과 별 중심부의 온도가 핵반응을 유도할 수 있을 정도로 높아지게 된다. 양성자-양성자 연쇄 반응 및 CNO 순환 과정에 의해 헬륨이 만들어진다.

양성자-양성자 연쇄 반응은 태양보다 질량이 작은 별의 헬륨 형성에 크게 기여하는 반면, CNO 순환 과정은 태양보다 질량이 큰 별의 헬륨 형성에 크게 기여한다. 보통 별은 수명의 약 90%에 해다하는 시간을 별의 중심부에서 수소를 헬륨으로 바꾸는 주계열 항성 단계에 머물러있다.


  • 양성자-양성자 연쇄반응에 의한 헬륨의 생성

    http://en.wikipedia.org/wiki/Proton%E2%80%93proton_chain_reaction


  • [그림:CNO cycle] http://en.wikipedia.org/wiki/CNO_cycle

중심부에 대부분의 수소가 사라지고 헬륨이 남게 되면 헬륨 외곽부에서 수소 연쇄반응이 일어나 적색거성 단계를 거치게 된다. 이후 별의 중심부는 수축하면서 온도가 올라가 순차적으로 다음 핵반응을 거쳐 탄소, 산소, 실리콘 원소 들이 형성 된다.

핵융합반응이 어디까지 진행되는지는 별의 초기 질량에 의존하는데, 탄생초기 질량이 태양 질량의 8배 이상인 경우에는 중심부에 철로 구성된 핵이 형성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과적으로 철보다 질량이 가벼운 원소는 별 내부 핵융합 반응에서 만들어질 수 있다.


  • [그림] 태양과 같은 별의 진화를 그린 상상도. 왼쪽의 주계열항성 단계에서 적색거성을 거쳐 백색왜성을 중심부에 남기고 바깥쪽 가스는 우주로 날려버림. http://en.wikipedia.org

  • [그림] 초기 질량이 태양 질량의 8배 이상의 별 내부 원소 분포. 단, 각 가스층의 상대적 크기는 실제 비율은 아님. http://en.wikipedia.org

중심부에 철이 형성되면 철보다 질량이 큰 원소로의 핵융합반응은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다. 철이 우주에서 가장 안정된 원소이기 때문이다. 그럼, 철보다 질량이 큰 많은 원소들은 어디에서 만들어진 것일까?


[그림: Ia형 초신성폭발] http://en.wikipedia.org

철보다 질량이 큰 원소들은 초신성에 의해 만들어진다. 초신성은 수명을 다 한 별이 마지막 순간에 폭발하여 매우 밝게 보이는 현상으로서 백색왜성 전체가 폭발하는 I형 초신성과 중심부에 중성자별을 남기는 II형 초신성으로 크게 나누어진다. 폭발은 매우 높은 에너지가 짧은 시간에 방출되어 일어나므로 별 내부에 있던 입자들이 매우 빠르게 움직이면서 서로 충돌을 하게 된다. 이러한 고속 충돌의 과정에서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서 새로운 원소들이 만들어지게 된다.

지구에 존재하는 우라늄, 납과 같이 질량이 큰 원소는 모두 이러한 초신성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초신성 폭발에 의해 우주로 방출된 질량이 큰 물질들이 다시 중력에 의해 모여서 지구와 같은 행성이 형성된 것이다.

지구에 존재하는 가장 무거운 원소는 무엇일까? 자연에 존재하는 가장 무거운 원소는 우라늄으로 알려져 있지만, 우라늄보다 무거운 원소들도 중이온가속기 실험에 의해 발견이 되고 있다. 이러한 원소들은 매우 불안정하여 빠른 시간에 질량이 작은 원소들로 붕괴되어 버린다. 국내에서도 과학비즈니스벨트에 중이온가속기 건설이 진행 중에 있다.


[그림] 초신성 Ia형과 II형의 시간에 따른 빛의 밝기 변화.

http://en.wikipedia.org


[그림: 국내 건설 예정인 과학비즈니스벨트 중이온가속기 조감도] http://www.risp.re.kr/

 

태양보다 무거운 원자핵이 있을 수 있을까?

 

이론적으로 예측된 중성자별은 펄서의 발견으로 그 존재가 확인이 되었다. 과연 중성자별의 내부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까?

채드윅에 의해 중성자가 발견된 직후 바데(Walter Baade)와 즈비키(Fritz Zwicky)는 초신성의 원인을 설명하기 위하여 중성자별의 존재 가능성을 제안하였다.

양성자는 양의 전하를 가지고 있으므로, 주위에 전자가 있어야 중성인 원자를 만들 수 있다. 그런데 양자역학 원리에 의하면 전자는 매우 가벼워 좁은 공간 속에 가두어 둘 수가 없다.


[그림: 찬드라세카(Subrahmanyan Chandrasekhar) 박사] 양자역학의 원리를 별에 적용하여 백색왜성의 한계 질량을 밝히는 등, 별의 진화 과정연구에 기여한 공으로 1983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하였다. http://en.wikipedia.org

별을 계속 압축할 수 있다면 얼마나 작아질 수 있을까? 백색왜성은 이러한 한계에 도달한 별로서 질량은 태양과 비슷한데 크기는 지구와 비슷한 매우 밀도가 높은 별이다.

백색왜성은 자연스러운 상태에서는 더 이상 압축이 어려운 안정적인 별이다. 백색왜성이 가질 수 있는 한계 질량은 1931년 인도의 천재 물리학자 찬드라세카에 의해 이론적으로 밝혀졌는데, 그이 이름을 따서 찬드라세카한계라 부른다. 찬드라세카한계는 태양 질량의 약 1.4배에 해당한다.

백색왜성보다 밀도가 수 백 만 배 이상 높은 중성자별은 어떻게 만들어 질 수 있을까? 중성자별은 약 10의 57승개의 중성자로 구성된 거대 원자핵에 비유될 수 있는데, 질량은 태양의 2배에 이르지만 반경은 10여 km에 불과한 어마 어마하게 밀도가 높은 별이다. 중성자별의 밀도는 부산의 모든 건물을 각설탕 하나의 부피로 압축한 것에 비유될 수 있다.
약 10의 57승개의 중성자로 구성된 거대 원자핵 중성자별의 내부 구조는 어떻게 되어있을까? 그리고 그 형성과정은?

중성자별의 내부 구조 및 중성자별이 가질 수 있는 최대 질량에 대해서는 아직도 관측 및 이론으로 확실하게 검증되지는 않았으며 아직도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중성자별의 내부구조에 대해서는 “쿼크야 너희들끼리 별이 될 수 있니?”에서 자세히 설명이 되어 있다.


[그림] 중성자별의 밀도를 비유적으로 나타낸 그림

중성자별은 탄생초기 질량이 태양의 8배 이상인 큰 별이 진화하여 수명을 다한 뒤에 중심부에 형성되는 것으로 믿어지고 있다. 그리고 중성자별의 형성이 초신성폭발을 수반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성자별의 자세한 형성과정에 대해서는 “별은 죽어서 무엇을 남길까?“에 설명이 되어 있다.